고등학교 학생 4명 중 1명 이상은 ‘같은 반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자는 편’이라고 느낀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같은 현상은 교과목별로는 수학, 영어시간에, 학생 유형별로는 남학생·문과 사이에서 비교적 두드러졌다.
17일 정의당 이은주 의원실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교실 수업 혁신을 위한 고등학교 수업 유형별 학생 참여 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 반 학생들은 수업시간에 자는 편이다’라는 문항에 응답 학생들의 27.3%가 동의(그렇다 20.2%·매우 그렇다 7.1%)했다.
이 연구는 작년 6월 28일부터 7월 14일까지 전국 시·도 교육청을 통해 교사 1211명과 고교 1~2학년생 434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학생들의 수업 참여 실태를 분석해 고등학교 수업 개선방안을 마련하자는 취지다.
학교 유형별로 살펴보면 일반고 학생들의 경우 28.6%가 동의한 것에 비해 자율고는 17.9%, 외국어고는 13.1%, 과학고는 14.3%만 그렇다고 답했다.
과목별로는 수학(29.6%)과 영어(28.9%) 시간에 자는 경우가 많았고, 과학(23.3%)은 가장 적었다. 성별로는 남학생(30.1%)이 여학생(24.1%)보다, 학년별로 보면 2학년 문과(30.5%)가 2학년 이과(26.1%)나 1학년(26.4%)보다 많았다.
교사들에게 물은 결과 ‘우리 학교 학생들은 수업시간에 자는 편이다’라는 문항에 15.1%가 그렇다(그렇다 12.8%·매우 그렇다 2.3%)고 응답했다. 이 역시 일반고 교사의 경우 15.9%가 학생들이 잔다고 했지만, 특목고 교사는 9.5%, 자율고 교사는 4.7%만 이같이 답했다.
수업 저해 요인에 대해서 교사들은 ‘학생참여형’ 수업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학생의 낮은 참여 의지’를 꼽았다. ‘학생맞춤형’ 수업을 저해하는 이유로는 학급당 학생 수 등 ‘교육여건 부족’이 지목됐다.
연구진은 “단순히 수업을 재미있게 한다고 학생들이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고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수업 체제 등 제도 변화, 교수학습·평가 개선, 수업 혁신을 위한 행·재정적 지원 기반 등이 종합적으로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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